벤츠 GLE 300d 4매틱 볼매 SUV에 도전하세요

도심형 SUV의 원조는 과연 누구일까? SUV를 온로드와 오프로드로 분화하기 시작한 것은 BMW X5가 등장할 즈음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X5가 본격적으로 온로드 SUV를 만들어냈다고는 할 수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SUV가 세단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콘셉트가 머리를 들기 시작하고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었던 거죠. 그러다가 X5가 등장을 하면서 ‘뭔가 다르다?’라는 시선이 조금씩 있었고 그 기억이 남으면서 도심형 SUV는 X5가 먼저 시작했다는 인식이 생긴 거였습니다.

 

하지만 X5보다 먼저 나왔던 것이 벤츠 GLE입니다. 물론 당시 GLE의 이름은 GLE가 아니었어요. M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나온 벤츠의 준대형 SUV가 GLE로 이름을 바꾼 것은 2015년의 일입니다. 하지만 그 전신격인 1세대 모델은 X5보다도 일찍 나왔고, 그때에도 온로드 성격을 가진 SUV로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벤츠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경쟁을 하던 모델 G 클래스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흔히 G-바겐이라고 불리는 벤츠의 오프로드용 SUV죠. M 클래스 SUV는 그런 G 클래스와 구분이 되는 SUV였던 만큼 BMW X5에 앞선 도심형 SUV라고 불러도 거짓은 아닐 것 같아요.

 

 

벤츠 GLE의 인기는 1세대 M 클래스부터 소급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을 판매할 정도로 높습니다. 프리미엄 SUV에 대한 수요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미 벤츠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죠. 그리고 BMW X5,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디스커버리, 아우디 Q7 등과 꾸준히 경쟁하면서 현행 4세대까지 벤츠 GLE는 정말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4세대 벤츠 GLE는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상품성으로 등장과 함께 국내 SUV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어요. 특히 가격도 아름다운 디젤 엔트리 벤츠 GLE 300d 4매틱이 효자 중의 효자입니다.

 

벤츠 GLE 300d 4매틱 모델은 디자인부터가 좋습니다. 이번 4세대 모델은 디자인이 이전 모델과 확 달라졌어요. 그전에는 오프로 갈지 온으로 갈지 헤매는 느낌이 좀 있었다면 이번에는 방향을 확 틀었습니다. 확실히 온로드형 SUV가 됐거든요. 일단 헤드램만 봐도 더 각을 날카롭게 만들어서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고, 후면부에 있는 리어콤비네이션램프마저도 더 슬림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벤츠 SUV의 그릴이 돼버린 팔각 그릴도 제 자리를 확실히 잡았어요. 4세대 벤츠 GLE에서 느껴지는 변화라고 하면 이런 식으로 벤츠 SUV만의 상징이 많이 생겼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에서도 많은 것이 변경이 됐습니다. SUV의 인테리어는 그동안 어떤 브랜드인지 상관없이 찬밥 신세였던 것이 사실이에요. SUV의 실내는 건조해도 상관이 없다는 식이었죠. 세단이 가죽과 알루미늄, 심지어는 카본파이버까지 동원하는 동안 프리미엄이라고 하는 SUV들도 고급소재들을 외면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가 특별했던 것도 있고요. 하지만 벤츠 GLE는 기존의 아날로그 스타일을 버리고 디지털 클러스터를 계기판에 장착하고, 디스플레이 안에 센터페시아의 물리버튼을 다 집어넣었습니다.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라는 이름을 가진 디스플레이도 아주 독특합니다. 다른 차량 같은 경우는 디지털 클러스터와 중앙의 디스플레이를 나눠서 배치를 하는데 벤츠는 이걸 하나로 이었어요. 둘 다 12.3인치의 동일한 디스플레이인데 이걸 프레임이 없이 길게 늘어트리고 방향을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틀었습니다.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이 디스플레이에 다 뜨게 되는데요. 이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인 콕핏(Cock Pit)의 환경을 첨단으로 꾸며주고 있어요. 그래서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라고 부르는 거죠.

 

 

와이드 스크린 콕핏의 좌로는 엔진회전수, 속도 등이 표시되는 전통적인 계기판이 있는데 여기는 분위기에 따라 색깔이나 구성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조명이 앰비언트 라이트처럼 운전석의 느낌을 다르게 만들어줍니다. 벤츠는 확실히 이런 조명을 이용한 럭셔리한 감성을 잘 표시하는 것 같아요. 중앙 디스플레이는 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가 들어가는데요. 현지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편리한 환경을 연출하는 게 사실이에요.

 

더 좋은 것은 조작의 편의성입니다. 일단 운전대에 있는 버튼이랑 터치패드로 좌우 디스플레이를 모두 조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의 디스플레이는 터치가 되고요. 제스처로 컨트롤도 가능하고, 센터콘솔에 있는 터치패드로도 조작이 가능합니다. 4세대 벤츠 GLE부터는 음성으로도 조작이 가능해요.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 만들어내는 환경은 확실히 뛰어납니다.

 

 

편의성 면에서는 벤츠는 부족함이 없어요. 시트 열선, 오디오,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 기본적인 것들은 다 장착을 하고 있죠. 하지만 지난해 벤츠 GLE 300d 4매틱이 나왔을 때 아쉬웠던 부분이 2020년형이 되면서 가솔린은 개선이 됐는데 디젤은 아직도 개선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헤드업 디스플레이, 통풍 시트가 없다는 것입니다. 매력적이면서 이제는 기본으로 인식이 되는 옵션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아쉬운 지점이 있고요.

 

반자율주행도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아니라 일반 크루즈컨트롤이 들어간 것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냥 크루즈컨트롤은 정속주행만 가능한 것이고 어댑티브가 들어가면 자동으로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하는 것인데요.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댑티브와 일반은 천지 차이에요. 조금이라도 차량이 있는 곳에서는 금방 기능을 꺼야 하거든요. 여기에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가 없어서 내비게이션도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없는 게 아쉬운 부분이었죠.

 

 

그런데 벤츠 GLE 300d 4매틱은 이런 불만이 있었음에도 지난해 BMW X5보다 훨씬 많이 팔렸습니다. 기본 옵션이나 편의성 면에서 BMW X5가 훨씬 뛰어나다는 의견이 너무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벤츠 GLE 300d 4매틱이 더 잘 팔렸는데요. 그 이유는 벤츠에서 만들었다는 것도 있겠지만 디젤 SUV의 주행 성능 자체가 벤츠 GLE 300d 4매틱이 더 뛰어나다는 점도 있을 겁니다.

 

벤츠 GLE 300d 4매틱은 2.0 직렬 4기통 OM654 디젤 엔진을 올렸습니다. 벤츠의 차세대 디젤 엔진이라고 부르는 이 모델은 배기량이 줄었지만 출력은 더 증가했고, 경량화에 성공했고, 마찰을 줄여 효율은 높였습니다. 나노 슬라이드 코팅 기술 등 다양한 벤츠의 새로운 기술이 들어갔어요. 한층 진보한 터보차저 기술로 같은 OM654 엔진을 장착하고도 출력은 245마력으로 높아졌어요. 트윈 스크롤 방식의 터보차저는 터보렉을 줄이고 공기의 과급은 더 원활하게 만들 수 있죠.

 

 

벤츠 GLE 300d 4매틱을 실제로 시승을 해보면 디젤 엔진이 아닌 것 마냥 가속이 시원시원합니다. 그리고 디젤 자동차에서 걱정하게 되는 소음, 진동 같은 것들은 거의 없다시피 해요. 고속에서도 어느 정도 롤링이 있지만 차체가 워낙 잘 잡아줍니다. 에어 서스펜션이 4개의 바퀴를 각각 조절하면서 노면에 맞춰서 감쇠력을 달리하는 것도 승차감과 주행안정성을 동시에 잡아내는 특별한 능력이에요. 벤츠 GLE 300d 4매틱의 주행 성능은 코너를 돌 때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진짜 깔끔해요. 차체도 최대 40mm까지 내릴 수 있어서 고속 주행 시 안정감도 훨씬 좋습니다.

 

벤츠 GLE 300d 4매틱 모델은 가격이 9,260만 원으로 책정이 됐습니다. 개소세 인하분을 고려한 가격인데요. 개소세 인하 정책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참고를 해야 할 것 같고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걸 덮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가격이 좋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가 더 좋은 조건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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